국내 증시의 유일한 구원투수인 외국인의 '컴백'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급등 구간에서 보인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 기조 전환은 어려울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사자'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까지 지난 5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 전날에는 2701억원을 순매수하며 섣부른 '컴백'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이 사흘 연속 순매수 태도에서 소폭의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지수 변동성을 부채질하고 있지만 이는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관망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날 서해 교전 소식에 개인은 즉각적으로 대규모 선물 매도로 반응한 반면 외국인 매매는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현물(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추세적인 순매수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 대부분이 최근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면서 "이는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정책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표명 이후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나온 반등"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달러 약세가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수세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지난 9월 3~4일에 있었던 G20 재무장관 이후 달러의 약세가 가속화된 동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됐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지난 7일까지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이후 미국 증시가 올해 고점을 넘어섰고 국내 증시에서도 전날 외국인 매수 규모가 2600억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반등할수록 펀드환매 증가 가능성으로 기관은 재차 매도로 돌아설 수 있다"면서 "결국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시장의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상당 부분이 미국의 소비경기 회복 지연과 상업용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 추가 금융회사 파산 가능성 등 외부 변수에 있다"면서 "각종 요인이 융합돼 결정되는 미국 증시의 동향은 글로벌 증시에 동반된 흐름을 이끌며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매를 통해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의 상승이 지속된다면 우리 시장도 박스권 상향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도 "달러화 약세로 인한 위험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경험적으로 위험선호도 증가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매수하는 좋은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매수세는 당분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