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연금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 아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후발 주자인 만큼 '새로운 틀(new frame)'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기존 퇴직연금상품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강력한 운용관리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근로자와 기업 모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HMC투자증권은 최근 퇴직연금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인가를 모두 취득했다. 지난 6월 퇴직연금 운용관리 사업자로 등록했고 10월 신탁업 인가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퇴직연금 자산관리 사업자 등록도 마쳤다. 또 확정급여형(DB) 사업을 위해 연금계리 및 제도설계부문 업계 최고기관으로 손꼽히는 기업&연금 컨설팅 전문 회사인 휴이트(Hewitt)사와 제휴를 맺었으며,확정기여형(DC) 사업에선 미국 DC형 퇴직연금시장의 선도기업인 피델리티 자산운용과 협력관계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퇴직급여와 관련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가능하도록 보험계리사 등 전문인력을 확충해 전담 컨설팅팀을 구성하는 등 DB형 상품을 도입하는 기업들에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력 충원은 영업자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 대신 내부 전문 관리인력 중심으로 짜고 있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연금계리 전문인력,금융계 퇴직연금 전문가들을 영입해 퇴직연금사업을 위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HMC투자증권이 이처럼 퇴직연금시장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퇴직연금시장의 성장성'과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퇴직연금적립금액은 9조1047억원으로 월평균 2~3% 정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2010년 이후에는 27조원으로 추정되는 퇴직보험 및 퇴직신탁 자금이 퇴직연금시장으로 이동해 시장 규모는 2011년 30조원,2015년 1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수조 원에 달하는 퇴직보험 및 퇴직신탁을 예치하고 있다. 여기에다 매년 수천억원의 대규모 퇴직충당금이 적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사 주요 기업의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업계 상위권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종기 전략영업실 이사는 "퇴직연금시장이 증권사들의 향후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점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2010년을 기점으로 퇴직연금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