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으로 최근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하나금융지주가 급등했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에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한 것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10일 하나금융은 3.15% 오른 3만60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3만6900원까지 뛰었지만 장 마감을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이날 하나금융은 외국인들이 골드만삭스 등을 통해 대거 매수주문을 낸 덕분에 오전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전날 뉴욕시장에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으나 하나금융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초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하강곡선을 그렸다. 10월 한 달간 KB금융을 비롯한 은행주들이 비교적 선방하는 동안 하나금융은 오히려 10.8%나 하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우리금융과의 M&A(인수 · 합병) 추진시 인수보다는 합병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증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도 그동안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반발매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에 그치고 있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나금융이 향후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얼마나 빨리 정상화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