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이 급감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은 LG패션이 증권사들의 호평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이익 감소보다는 내년 경기 회복을 대비한 투자 효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10일 오후 1시56분 현재 LG패션은 전날보다 5.88% 오른 2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만90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LG패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52억5900만원과 순이익 8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43%와 83.70%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1931억5100만원으로 29.97%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프로모션 확대와 신규 브랜드 관련 비용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지만 이는 내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것을 대비한 투자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두둔하는 분위기다. 단기 수익성 악화보다는 중장기적인 매출액 확대 및 시장 지위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

유주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성복 매출 비중이 20%로 확대됐고, 스포츠 브랜드 '라퓨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고성장, 놀라운 성장성을 나타냈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브랜드 인수 등에 따른 선투자 개념이기 때문에 매출 기여가 본격화되는 4분기 이후 이익 감소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여성복 매출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고, 지난달부터 백화점 남성복 매출도 증가세로 돌아서 4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계기)이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올해와 내년 매출액 전망치를 각각 9086억원, 1조127억원으로 높이며, 이는 전년 대비 14.9%, 11.5%씩 증가한 예상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패션의 주가 흐름 역시 양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유정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회복 국면일 경우 의류업종 주가는 코스피 흐름에 후행,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LG패션의 내년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8배 수준으로, 내년의 실적 개선을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같은 기대감에 LG패션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려잡았다. 동양종금증권은 3만원에서 3만4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고, 메리츠증권(3만3000원→3만6000원), 하이투자증권(3만3000원→3만6000원), 대우증권(3만→3만3000원) 등도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