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는 좋은 씨앗을 골라 뿌리고, 정성껏 가꾸는 농사입니다."

'주식농부'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의 이같은 말에 '2009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를 찾은 1000여명의 투자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인 '2009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가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개인투자자들을 비롯해 '2009 KRX 상장기업 IR 엑스포'에 참가하고 있는 상장사 관계자들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 모두 가치투자로 이름을 날린 주식농부 박영옥, 대형주 매매의 귀재 박진섭, 가치투자 전도사 최준철씨의 투자비법을 들으러 황금같은 휴일을 기꺼이 반납했다.

이 강연회는 한국거래소(KRX)가 매년 개최하는 '상장기업 IR 엑스포'의 공식행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강연회는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KTB투자증권이 후원했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배우러 왔다"

이날 강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가치투자에 매우 관심이 높았다. 투기가 아닌 장기투자의 관점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경기도 김포에서 온 김보미(여·29)씨는 "아직까지 주식은 내게 모험"이라며 "주식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투자를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가치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투자'의 비법을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노후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서울 송파구의 정모씨(남·60)는 "정년퇴직 이후 노후대책으로 주식투자를 선택했다"며 "좋은 종목을 골라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가치투자가 주식투자의 올바른 방법이라고 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한 여성도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돈을 벌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주식투자는 일반 서민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해야 주식투자를 재테크의 방법, 삶의 방법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듣고 싶어 강연장을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상장업체인 일동제약의 이장휘 부장도 강연장을 찾아 "주식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기업을 고를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제도권 전문가라서 더 인기…투자자만 1000여명 몰려

비제도권 투자자인 박 대표의 강연은 같은 시간대에 열린 강창희 미래에셋투자연구소장, 우재룡 동양종금자산관리컨설팅 연구소장, 오윤관 동부증권 부장 등 제도권 전문가들의 강연보다 청중수가 훨씬 많았다.

강연장을 찾은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우리와 같은 개인투자자이면서도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성공했다는 경험이 매력적이어서 박 대표의 강연장을 찾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이상철(남·43)씨는 "다른 강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박영옥 대표가 개인투자자인 우리의 입장을 더 잘 알 것 같아 이곳을 찾았다"며 "그리고 박 대표는 이미 증권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자로 입증이 된 인물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대형주 매매 전문가 박진섭씨의 강연도 청중으로 좌석이 꽉 찼다. 박씨는 '슈퍼개미 박진섭의 2010년 주식시장 전망과 핵심투자법'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좌석이 없자 일부 투자자들은 서서 박씨의 강연을 들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의 강연도 대성황이었다.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1000여석에 달하는 대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최 대표는 '가치투자 전도사 최준철의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최 대표는 상장사별 사례를 중심으로 가치투자를 알기 쉽게 설명,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