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부품주들이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태웅은 전날보다 4.51% 내린 7만83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밖에 평산(-2.65%), 용현BM(-1.98%) 등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진소재는 보합인 2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태웅은 지난 5월 고점 대비 36% 가량 떨어지며 시총 5위로 밀려났다. 현진소재, 평산, 용현BM 등은 종목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주가가 5월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풍력시장의 수요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증권은 평산의 경우 지난 3분기에 영업손실 7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산했다. 용현BM(-68.4%), 현진소재(-54.4%), 태웅(-35.0%)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풍력주들의 주가와 실적 모두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풍력 부품주들의 주가가 바닥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진소재의 경우 3분기 실적이 저점, 태웅, 용현BM의 경우 저점이 4분기께 혹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감안하면 이후 풍력 부품주들의 주가가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세계 각국의 풍력 산업 지원책의 가동으로 내년 2분기께부터 수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실적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춰 보다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가격 메리트는 커졌지만 아직 터빈업체들의 발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 회복을 확인하고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지적이다.

이종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풍력발전 기업인 베스타스 등의 실적이 지난 3분기에 개선세를 나타냈으나 분명히 반등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며 "올해 말께부터 신규 발주 소식이 나오면서 풍력부품주들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전망이지만, 한두달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보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풍력부품주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시장의 기대보다 실적이 호전되는 속도가 늦을 수 있다"며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진행되고 있어 수요 회복 외에도 풍력 부품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