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경계매물 출회로 전날 상승 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1560선 아래로 밀렸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압력이 컸던 데다 외국인들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면서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69포인트(1.75%) 내린 1552.2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11.26포인트(0.71%) 내린 1568.67로 출발했다.

미국 FOMC가 유동성 공급 기조의 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존 입장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시장에는 중립적 이슈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미국 정부의 정책효과가 서서히 떨어지는 국면에서 그 자리를 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타진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을씨년스런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125만주, 3조3124억원으로, 10월 월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인 3억7000만주, 5조600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등 급격한 체력 저하 양상이 이어졌다.

개인이 250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프로그램을 앞세운 기관이 237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고, 외국인도 260억원의 순매도로 가세하면서 지수 낙폭이 더욱 커졌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매도 물량이 4150억원 출회되면서 전체적으로 437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도를 강화하면서 베이시스가 악화돼 프로그램 차익매도물량이 출회됐고 이에 따라 연말을 앞둔 인덱스펀드들이 주식에서 선물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은행(0.40%)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실적부진 우려가 부각된 기계업종(-5.61%)의 낙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전기·전자(-2.54%)와 운수장비(-2.91%), 화학(-2.00%), 의료정밀(-2.53%) 업종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종목별로는 두산그룹 관련주들이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두산중공업(-8.58%), 두산(-9.28%), 두산인프코어(-5.93%)가 급락했고,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현 성지건설 회장)의 타계로 선장을 잃은 성지건설이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증권(-3.16%)도 최근 부진한 분기 영업실적이 부각되면서 밀렸다.

상한가 1개 종목을 포함해 194개 종목이 오르는데 그쳤고, 하한가 3개 종목을 포함한 608개 종목이 내렸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기술적 반등에 따른 급등이 있었지만 이를 이어갈만한 주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경계매물이 출회됐다"면서 "코스피 1530선 주변에 분포돼 있는 120일 이동평균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지만 주후반 미국 고용보고서와 내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관망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