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차별화로 세계 시장 석권...물류 혁신이 큰 역할"
"내년부터 TV 시장 하향 곡선 완만해질 것"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맡고 있는 윤부근 사장은 5일 삼성이 세계 TV 시장을 석권한 것은 위기 시에도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삼성 LED TV 성공의 비결'을 주제로 여성 CEO들과 가진 조찬 포럼에서 "판가(판매가)가 급락하고 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등 여건이 어려웠지만 우리는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판가가 급락하면 손익이 악화되는 것이 상식이지만 우리는 이를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전통적인 사각형 디자인을 벗어난 와인잔 모양의 TV, 기존 제품과 다른 광원을 사용한 LED TV 등을 잇달아 내놓아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것도 삼성 TV가 글로벌 시장을 제패한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올해 3월 첫선을 보인 LED TV에 대한 미국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출시 후 주 단위의 시장 점유율이 TV 업계 사상 최초로 40%를 돌파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윤 사장은 "TV 시장 1등은 단순히 단일 품목에서 1등이 아니라 글로벌 가전 산업을 주도한다는 것"이라며 TV 시장 석권에 큰 의미를 뒀다.

윤 사장은 또 삼성전자가 이룩한 물류 혁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현재 연간 9천만대의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데 첫 출시 모델을 4주 안에 전 세계 시장에 내놓고 팔 수 있게 됐다며 "제품 라이프 사이클을 1년으로 볼 때 과거에 3분의 1가량인 16주가 물류 기간으로 소요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삼성전자 TV가 전 세계에서 1등을 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SCM(공급체인관리ㆍsupply chain management) 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사장은 "TV 산업은 성숙기를 넘어서 쇠퇴기로 가고 있다"며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규모를 지난해의 1천113억 달러보다 줄어든 975억 달러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전 세계 TV 시장이 작년보다 12%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는 이 같은 TV 시장의 쇠퇴 원인으로 작년 금융위기와 더불어 경쟁업체의 대거 난입으로 LCD TV 가격이 2006년 이후 매년 30%씩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윤 사장은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런 하향 곡선이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