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증시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개월여 만에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해 추가 조정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1530선에 분포돼 있는 120일선이 강한 지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를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한 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만 상승모멘텀이 될 재료를 찾기 힘든 가운데 밸류에이션 메리트와 미국 FOMC 결과 등에 따라 단기 반등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뉴욕 증시는 호재와 악재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3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7.53포인트(0.18%) 내린 9771.91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8.12포인트(0.40%) 상승한 2057.32를 나타냈고, S&P500지수도 2.53포인트(0.24%) 오른 1045.41로 거래를 마쳤다.

◆ 하나대투證 "120선 지지력 확인 필요"

하나대투증권은 단기적으로 120일 이동평균선 지지를 확인하는 안전운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실을 보면 조정의 골은 깊고, 전망을 하면 조정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심리적 부담이 표출되는 시점인 만큼 단기적으로 기술적 지지선의 지지력을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 역시 심리적 요인이 우세하고 상황을 되돌릴 만한 재료가 없는 공백기라는 점이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서 애널리스트는 "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꺾인다는 것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고 기울기가 어느정도 일지가 관심사항이 됐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추세를 우상향으로 돌릴만한 이슈가 나와야 하지만 지금은 공백기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열한 싸움을 하루 이틀 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후일을 도모하는 하기 위한 휴식도 분명 전략"이라며 "아주 짧게는 1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확인하는 안전운행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증시 단기저점 타진 중"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추스리면서 단기 저점을 타진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경기선에서 지지력 형성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전날 코스피지수가 1550선을 전후한 버티기에 이틀째 성공하며 하방 경직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모멘텀 기근과 함께 7개월여 만에 20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서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지만 1530선에 분포돼 있는 120일 이동평균선은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국내 증시의 단기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 기술적인 회귀 욕구가 표출될 여지가 남아 있다"면서 "주가지수 하락과 맞물리며 재차 부각되고 있는 국내 증시의 가격 메리트도 기대를 걸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기관 파산과 호주 중앙은행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 요인이 부각됐는데도 나름대로 급락세를 추스리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증시가 단기 저점을 타진하고 있다는 기대감을 형성시키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동양종금證 "변동성 장세 전망"

동양종금증권은 증시의 추가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외변수로 인해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부진한 지수의 흐름은 대외적인 악재들에서 비롯된 불안한 투자 심리의 영향"이라며 "국내 변수들의 움직임보다 해외 이슈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CIT그룹의 파산보호신청과 미국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를 주요 이슈로 꼽았다.

조 애널리스트는 "파산 은행 규모가 작고, 미국 금융 시장의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볼 때 CIT그룹의 뉴스가 야기할 수 있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FOMC회의 결과 추가 유동성 회수 등을 통한 출구 전략이나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암시하는 언급이 나타날 경우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하지만 아직까지는 연준이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으로 조정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는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변수들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여부와 FOMC회의 결과 등을 꼼꼼히 확인한 이후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우리투자證 "추가 급락시 저점매수 전략"

최근 증시 하락은 추세이탈보다는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추가 급락시 저점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일 "최근 주가조정은 금융위기와 같은 리스크 확대의 성격이라기보다는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경기회복에 주된 기여를 했던 정부정책의 효과가 약해질 경우, 최근과 같은 속도의 경기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조정으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매력은 높아진 상황이지만, 경기나 기업실적에 대한 신뢰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가격 매력에 의존한 반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기적인 경기회복세가 진행중인 만큼, 일시적인 경기회복 속도의 둔화과정에 의한 할인요인을 지나치게 확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주가측면에서도 경기정상화 과정에서 일부 과열됐던 밸류에이션이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는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3년 이후 평균 수준으로 돌아온 주가수익비율(PER) 10배, 1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코스피 1530선 이하에서 낙폭과대 우량주에 대한 저점매수 대응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주가민감도가 작고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군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도 대응전략이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