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펀드가 10월 들어 환매세가 다소 진정됐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의 순현금흐름(Net Cash Flow)은 10월에 616억원이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10월들어 1452억원 감소했다. 연초이후로는 6조6156억원이 줄었다.

지난 9월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유출 규모가 2조3906억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환매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개인들의 자금흐름으로 대용할 수 있는 ETF를 제외한 공모주식형펀드는 감소세가 완화됐다. 지난 3분기 동안 월평균 약 1조7000억원이 감소했지만, 10월에는 401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조정장세 이어지면 소규모 환매만…"상승하면 환매 늘어날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의 조정장세에서 환매세는 진정됐다고 보고 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개인들의 환매 시점이 이연됐다"고 분석했다. 자금 유입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서 자금유출 규모가 크게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11월에도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박 펀드애널리스트는 "11월에도 코스피 1500~1600 중반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국내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유출 규모가 확대되지는 않고 자금유입도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11월도 10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판단이다.

다만 그는 증시 반등시에는 개인들의 환매가 다시 한번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말해 펀드에 자금순유입세로 전환되는 추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모펀드·강소펀드, 조정기에도 자금유입세

한편 지수조정기가 길어지면서 개인과 기관의 움직임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다.

기관들은 사모펀드 등을 통해 조정기에도 추가 자금을 넣고 있다. 개인들은 대형펀드보다는 작지만 성과가 우수한 펀드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안정균 SK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펀드자금 유입의 주체는 개인이 아닌 기관"이라며 "국내 증시의 조정에 따라 코스피 1600선 언저리에서 기관은 조정에 따른 분할매수를, 개인은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를 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공모 펀드는 자금 이탈이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사모 펀드에서는 간헐적으로나마 스마트 머니 성격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판단했다.

사모펀드일지라도 기관의 자금유입세는 스마트머니라는 것. 이는 수급 개선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그는 해석했다.

지난 28일 코스피지수가 39.82포인트 하락했을 때, 국내주식형펀드에는 1489억원이 순유입됐다. 일부 적립식 자금 유입도 순유입세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보다는 한국투신운용, 플러스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의 사모 펀드에 자금이 유입됐다. 앞서 지난 22일에도 코스피 지수가 23.53포인트 하락하자 777억원이 순유입된 바 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1조 이상의 대형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1조 미만의 성과 우수 펀드 중심으로 자금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