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내 증시는 지난주말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증시가 거래량과 회전율이 급감하는 등 체력이 급력히 소진된 상태고, 투자심리마저 위축돼 있어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욱 민감해져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국내 증시가 '전약후강'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소지지표 개선 둔화와 신종플루 확산 등의 악재가 해소될 경우 증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 초반에는 단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지만 여러 악재를 고려해 눈높이를 낮추고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30일 소비감소의 타격으로 다시 200포인트 넘게 급락하면서 10월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49.85포인트(2.51%)나 떨어진 9,712.73으로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지난달 미국의 소비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발표로 인해 하락세로 출발한 뒤 금융기관인 CIT의 파산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져 한때 97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 신한금융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당분간 '관망'"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가 불안심리에 둘러싸여 있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지지력을 나타내던 코스피지수 주요 지지선이 지난주 잇따라 무너졌다"면서 "코스피지수는 한 달동안 5.5% 하락해 월간 기준으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직전 3개월 동안의 상승률이 20.4%, 3월 이후 상승률이 57.4%라는 점을 감안하면 10월의 조정은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조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가 투자심리 악화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한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주도 지난주에 이어서 선물시장에 크게 휘둘리는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단기에 100포인트 가까운 급락을 감안하면 하락압력의 완화나 주초반 기술적인 반등도 기대되지만 반등이 나오더라도 현재와 같은 투자심리 아래에서는 안정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장 접근은 당분간 안정세 회복 여부를 관망한 이후로 미루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 신영證 "조정 미완성..포트폴리오 조정기회"

신영증권은 최근 증시 조정은 마무된게 아닌 만큼 이를 포트폴리오 조정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필수소비재와 소재 업종의 '비중확대'를 주문했다.

김세중,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내 코스피지수 1500선까지의 조정을 연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면서 "다만 추세적 하락이 시작됐다면 윗 단인 자산배분 과정에서 주식비중을 공격적으로 줄여야 하지만 지금이 그러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이익이나 가격 모멘텀 측면에서 수출주 중심의 경기관련주가 좋다고 할지라도 출구전략 우려가 지배하는 지금은 경기연동성이 비교적 적은 업종이나 내수주 중심으로 투자목록을 조정할 필요하가 있다는 주장했다.

이들은 "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이후로 이익모멘텀이 더욱 약해지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기업이익 수정비율 마저 하락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익모멘텀 둔화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필수소비재와 소재 업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에너지와 산업재 업종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투자證 "11월, 전약후강 예상"

한국투자증권은 11월 국내 증시가 전약후강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증시 변수로는 미국의 소비지표 개선과 신종플루 확산 둔화 여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내수주와 수출주의 균형잡힌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적으로 신종플루 확산이 실제 경제활동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 기조가 최근 소비 관련 지표 둔화로 퇴색되고 있다"면서 "11월에는 이러한 요인들의 전개 양상이 증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 애널리스트는 "이들 악재가 완화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월초 증시 흐름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재가 완화될 여지가 큰 만큼 이후에는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1월 증시 흐름이 전약후강의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전략도 이에 순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내수주와 수출주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10월 주도업종이 내수주 및 환율 하락 수혜주였다면 11월에는 내수주와 수출주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이 유망해 보인다"면서 "내수주의 경우에는 시기적으로나 불확실한 장세 흐름상 배당 투자 메리트가 확대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배당주와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은행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주의 경우에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자동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종금證 "11월, 조정 마무리하고 점진적 회복"

동양종금증권은 국내 증시가 11월 순환적 조정을 마무리한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는 1540에서 1720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증시의 부진은 대내적인 문제 보다는 대외적인 악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조기출구전략 등 대외 불안요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달러화 강세와 캐리트레이드 청산 문제도 장기화될 성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들에 대한 세제혜택의 확대가 주택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4분기 중 소비도 계절효과와 자산효과에 힘입어 견실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적으로 국내 증시는 여전히 양호한 기초체력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저평가 메리트는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내수주도형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효과에 힘입어 국내 수출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제조업 재고순환싸이클과 가동률은 경기확장에 진입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1월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추가하락의 리스크는 낮다"며 "견실한 기초체력 여건을 감안하면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코스피 지수는 최고 1720, 최저 1540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