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강후약 장세를 보이며 장 초반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하락으로 마감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16포인트(0.33%) 떨어진 1580.69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2% 이상 급등했고, 이날도 일본, 홍콩, 중국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1% 이상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에 동참하지 못했다.

1600선 위에서 상승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기관이 프로그램을 앞세워 대량으로 매물을 쏟아놓으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장 후반 강보합세를 기록하다, 막판 동시호가에서는 아예 하락반전하고 말았다.

기관은 4368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지난달 18일 이후 최대 순매도폭을 기록했다.
개인이 3193억원, 외국인이 127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에서 대량 매도세가 나타났다. 차익거래가 4457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가 233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전체 프로그램은 4691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9개월만에 최소치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2억6869만주로 1억301만주나 감소했다. 지난 1월23일 2억6803만주를 기록한 이래 최소치다. 거래대금도 4조7216억원으로 9825억원 줄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고, 9월 경기선행지수 등 산업활동동향도 양호하게 나타났지만 뚜렷한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5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하면서 3개월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소비재 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6.7%, 5.8% 늘었다.

9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보다 1.0%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플러스는 유지했지만, 전달의 1.2%p보다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망치를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 큰 반응이 없었듯이 이번 경기선행지수 발표도 호재가 되지 않았다"며 "경기회복에 따른 출구전략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지표의 경우 신차효과나 세제지원 등 정책적인 부분에 힘입은 것으로 판단돼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근 상승세였던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증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50원 급락한 118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글로벌 조선사들의 자금악화 우려로 급락했던 조선주들이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동반 급등했다.
삼성중공업이 4.32%, 대우조선이 2.56%, 현대중공업이 1.22% 올랐다.

이날 상승종목수는 496개, 하락종목수는 286개로 집계됐다. 80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