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형주인 블루칩들이 10만원 단위의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이른바 '라운드 넘버'를 지켜내며 증시 낙폭을 줄이는 데 일조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 70만원이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작용하는데 증시에서는 이를 주가 수준에 마디가 있다는 뜻으로 '라운드 넘버'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29일 급락장세에도 71만8000원으로 0.28%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개장 직후 노무라와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도 주문이 쏟아져 주가가 한때 라운드 넘버에 근접한 70만1000원까지 밀려났지만 이후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보합 수준을 지켰다.

현대차도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러시를 이뤄 한때 5% 가까이 급락한 10만9500원으로 밀려 심리적 지지선인 10만원을 위협받았지만 이후 낙폭을 회복해 전날과 같은 11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LG전자도 장중 10만8000원을 저점으로 방향을 틀어 11만3000원까지 반등했고 삼성전기LG화학 역시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라운드 넘버인 10만원과 20만원 선을 회복한 채 거래를 마쳤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70만원 선이면 내년 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라는 뜻"이라며 "이는 과거 5년간 평균치(10배)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지 연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