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들 "살것 생겼다…반도체.자동차 등 관심"
"1,500대 중반서 매수 전략 바람직"


코스피지수 1,600선이 붕괴된 29일 펀드매니저들은 지수가 더 떨어지더라도 1,500선은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증시가 미국에서 점화되고 있는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와 4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 출구전략에 단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급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라 사지 못했는데 최근 조정장세로 사고 싶은 종목이 생겼으며, 조정을 마치고 반등할때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NH-CA 자산운용 김영준 주식운용본부장은 "미 증시가 강한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상업용 모기지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해외 시장이 큰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4분기 실적에 대해 회의가 많아 한달여간 1,600선대에서 조정을 거듭하던 코스피지수가 1,500선대로 한단계 레벨다운 됐다"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 자금 지원효과가 끝나고 경제 회복이 제대로 안돼 더블딥 충격이 오면 조정은 더 세질 수 있지만, 1,50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본다"면서 "조정이 오면서 싸진 종목중 회복시 크게 반등할 수 있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자산운용 김정우 이사는 "미국쪽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안나왔고, 비관론자들의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데 따른 조정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세계 경제가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실적이 견조하고 아직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 1,500선이 깨지기는 쉽지 않을 것"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 철강 등 소재 업종은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나 자동차 등 특별히 경쟁력을 얻고 있는 쪽은 다소 흔들린다 하더라도 팔 생각은 없다"면서 "중소형주 위주로 싸고 괜찮은 종목들이 많아 이것저것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증시 하락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시장에서 이유가 명확해져야 방향성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 1,50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보지만 1,600선을 깨고 내려왔기 때문에 조정이 끝나도 단기적으로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면서 "금융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대차나 LG전자 등도 가격이 조금 더 빠진다면 매력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하락이 노르웨이의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미국 경기의 예상보다 느린 회복 때문인지, 일시적 달러 강세에 따른 우려 때문인지 시장에서 판단이 정확히 안돼 있기 때문에 원인이 명확해져야 시장의 방향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이를 판단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지표는 미국 경기지표"라고 덧붙였다.

펀드매니저들은 또 코스피지수 1,500대 중반에서 매수 전략을 구사할 것을 투자자들에 권유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은 "작년 저점 대비 올해 고점을 보면 주가가 90%이상 유례없이 빠르게 올랐는데, 조정다운 조정이 한 번도 없었기에 이번 조정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며 "1,500~1,700선의 지수 흐름을 예상하며 투자자들은 당황하지 말고 지금부터 매수 관점으로 보고 점차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잘돼 증시 환경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면서 "그동안 너무 올라서 못 샀었는데, 연이틀 조정으로 사고 싶은 종목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현대자산운용 김지환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지수 1,550선 정도면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정도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기는 구간"이라며 "주가가 비싸지 않아 하락 충격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며, 상승 추세 속에서 오는 단기조정인 만큼 1,500선대 중반이면 매수구간대로 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코스피지수가 2,000 이상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지만 투자자들은 주가를 보지 말고 가치를 냉정히 따져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곽세연 기자 yulsid@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