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코스닥인 '창업판(차스닥)'의 거래 개시가 30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 '차이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과거 국내 코스닥 투자 열풍처럼 중국에서도 개인 투자붐이 일어나며 소비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스닥 기업들이 고성장을 거듭할 경우 국내 증시의 관련 업체들이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 소비심리 회복이 주춤하면서 아시아 증시의 급락세를 몰고 온 상황이어서 중국발 훈풍이 국내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 확대효과 예상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차스닥시장 정식 개장이 임박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중국발 훈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차스닥에 소속된 기업들의 성장성이 부각되며 우리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진단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중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기업들로선 잠재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LG전자 신세계 롯데쇼핑 아모레퍼시픽 CJ오쇼핑 등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차스닥 기업들의 내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상하이증시의 13.1%를 크게 웃도는 34.9%에 달한다"며 "차스닥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상하이증시의 보조 시장이 아니라 차별화된 제2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차스닥시장에 개인 투자 붐이 일어나며 중국 소비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스닥 출범에 따라 중국의 민간자금이 대거 기업에 투자되면서 개인들에게 자산이 이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부장은 "자산 가치 증대 및 소비 여력 확대 현상이 나타나며 마치 우리나라에서 코스닥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됐던 것과 같은 모습이 중국에서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코스닥기업 지분법이익 기대

차스닥 업체와 같은 분야의 국내 업체들도 재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구글의 주가에 국내의 NHN이 영향을 받는 것처럼 차스닥에 상장된 중국 내 정보기술(IT) 등 성장성이 큰 종목들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주가도 다시 평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계열사의 차스닥 상장 가능성이 커진 기업들의 수혜가 주목된다. 2007년 해외 기업 국내 증시 상장 1호를 기록한 3노드디지탈을 비롯 파인디앤씨 옴니텔 등 코스닥 기업들은 상장 차익 및 지분법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중국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KTB투자증권도 관심을 모았다.

당장 30일부터 거래를 시작하는 종목은 28개에 불과하지만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기업들이 속속 증시에 입성하며 관심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분석팀 부장은 "중국 내 법인 기업의 숫자는 950만개에 달한다"며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밀려 있어 해마다 100~200개가량이 잇달아 상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차스닥이 300조~40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선 차스닥시장이 이제 갓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스닥시장에 최초 상장되는 28개 기업은 대부분 업종 대표주로 농업 제약 등 전통적인 제조 기반 업체가 많아 우리나라의 코스닥 기업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