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을 우려한 외국인의 대규모 현물 · 선물 매도로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원 · 달러 환율은 이틀째 상승하며 1195원까지 올랐다.

28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의 '출구 전략' 시행이 멀지 않았다는 부담에 개장 초부터 하락세를 지속해 39.82포인트(2.41%) 떨어진 1609.71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현물(주식)과 선물을 1조4000억원어치 넘게 팔아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 특히 외국인의 선물 매도액은 1조17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7월11일(1조6236억원) 이후 규모가 가장 컸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포스코 LG화학 현대중공업 등 우량 대형주인 블루칩들이 3% 넘게 떨어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에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35% 떨어졌고 홍콩 증시는 2% 가까이 내렸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국채와 주택담보증권 매입 기간을 단축하는 등 긴축 정책을 예상보다 빨리 시행해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11원 오른 1195원4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28일(1195원90전) 이후 최고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역외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강세로 1190원대에 마감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확산된 데다 코스피지수 급락도 환율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1190원대 중반에 이르자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나와 추가 상승하지는 못했다. 9월 경상수지 확대와 자본수지 호조도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