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신종플루 관련주들에 대한 '쏠림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체의 27%를 넘어설 정도다. 주가를 이끌 별다른 동력을 상실한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신종플루 테마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신종플루와 관련된 15개 기업의 거래대금은 5136억여원으로 전체 거래대금(1조8418억원)의 27.8%에 달했다.

거래량 상위 15개 신종플루 관련주의 거래량도 1억4382만여주로 전체(7억4004만주)의 20.4%에 달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사고팔린 주식 다섯 주 중 한 주는 신종플루 관련주였던 셈이다.

종목별로는 손세정제 등 신종플루와 관련된 생활용품을 생산한다고 알려지거나 가축 백신 및 의약품을 생산하는 바이오 · 제약주가 많았다. 대부분 지난 여름부터 일명 '신종플루' 테마에 꼽혀온 종목들이다. 또 조기 방학설이 여전히 제기되면서 온라인 교육업체에도 이틀 연속 매수세가 몰렸다.

하루동안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거래된 종목들도 등장했다. 중앙백신이 871억원, 파루가 701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해 각각 시가총액의 55%와 57%에 달했다. 중앙백신은 13.53% 올랐고 파루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온라인 교육업체인 에듀박스는 총 발행주식수의 57%인 2950만여주가 매매돼 코스닥시장에서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다. 지코앤루티즈의 거래량은 1901만여주로 총 주식수의 81%에 달했다.

이 밖에 중앙바이오텍 웰크론 팜스웰바이오 씨티씨바이오 에스디 등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지수가 하반기 들어 500선 안팎에서 박스권을 맴돌며 좀처럼 활기를 띠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종플루주 매매도 단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며칠 올랐다 다시 하락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쏠림현상이 생기면 단기적으로 손해를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고 조언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종플루 확산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주 SK케미칼이나 씨티씨바이오 등이 아예 하락세로 마감했으며,녹십자도 장중에 크게 올랐다 상승폭이 대폭 줄어드는 등 주가가 출렁거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