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동아시아공동체에 미국을 넣을지 말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2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일본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공동체를 주창하면서 돌연 '미 · 일 동맹'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미 · 일 동맹을 기축으로 삼아 동시에 동아시아공동체 구축이라는 장기 비전을 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는 "(동아시아공동체에서) 미국을 배제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는 최근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180도 다른 것이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은 이달 초 "동아시아공동체에는 일본 중국 한국 아세안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범위로 상정하고 있다"며 미국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던 일본 정부가 동아시아공동체에 미국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