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기만에 흑자전환한 하이닉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IT(정보기술)주가 많이 올랐었다는 점과 4분기 실적을 확인해보자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주가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이 매수시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반도체 가격상승에 힘입어 흑자전환

하이닉스는 23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93억원으로 8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24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매출액은 2조11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라 올 4분기에도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성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의 상승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업체들이 PC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올 상반기 설비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PC판매의 감소세는 연초에 비해 오히려 둔화됐다는 것이다.

안 연구원은 "제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와 대만의 난야, 이노테라 등 반도체업체들은 4분기 공급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노테라는 4분기 공급증가율을 10%로 예상하고 있고, 난야와 하이닉스는 한자릿수 증가율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부담 관망세가 주가부진 이유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전일대비 0.27% 떨어진 1만8750원으로 마감, 3일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개선된 실적발표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의 주가가 사흘째 약세를 이어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IT업종의 지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과 관망세 등을 꼽았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주들은 지속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 업종은 계절적으로 4분기와 1분기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내용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4분기에도 개선된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안성호 연구원은 "제품이 실제로 팔리고 있다는 증거가 제시돼야 주가가 다시 상승동력을 얻을 것"이라며 "연말 쇼핑시즌의 PC판매 등이 긍정적으로 나오면 이것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훈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반도체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매수 시기"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