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3일 유가가 80달러대를 지속할 경우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기 이후 유가 상승 이슈는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80달러를 웃돌 경우 오히려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미국 다우 지수가 지난 2007년 10월 9일 역사적 고점인 1만4164.53을 기록할 때 유가는 배럴당 80.26달러로 마감했다"면서 "이후 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145.29달러까지 급등했고 같은 기간 다우 지수는 1만1288.54까지 하락하며 고점대비 20%까지 물러선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유가가 80달러 이상 지속적으로 오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본격적인 회복에 앞서 유가가 이미 과거의 임계치였던 80달러를 넘어선 만큼 경기 개선이 가속화될 경우 현재 유가 수준을 밑돌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국내 증시는 10월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따른 수출주 실적 악화와 분기 실적 모멘텀 둔화에 이어 경제 성장의 부산물인 인플레이션 걱정까지 추가하며 삼중고에 직면하게 됐다"면서 "상승의 큰 줄기에는 훼손이 없지만 유가마저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지수의 단기적인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은 전날보다 18센트(0.2%) 내린 배럴당 81.19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