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장외 우량종목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사의 잇따른 공모 연기와 새내기주의 주가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게 형성됐던 장외 시세도 공모가격 수준으로 주저앉는 실정이다.

22일 장외기업 정보업체인 피스탁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이달 들어 20.92% 하락한 것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12.57%) 삼성생명(-5.84%) 등 장외 블루칩들이 급락했다. 일반청약을 마친 스틸플라워(-41.49%) 비츠로셀(-34.68%) 등 IPO 종목의 하락세는 더 컸으며,내주 청약을 받는 진매트릭스도 7.14% 떨어졌다.

한국전력기술 포스코건설 등 기대가 컸던 블루칩들이 연이어 공모를 늦추는 등 공모주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장외 우량주들의 시세가 크게 하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공모를 위한 일반 청약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상장 철회를 발표하면서 이틀 연속 폭락했다. 공모희망가를 10만~12만원으로 제시하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결과 적정 공모가가 8만원 수준으로 나와 공모 일정을 늦췄다는 설명이다. 내달 3~4일로 청약일을 늦춘 한국전력기술과는 달리 포스코건설은 일정을 전면 철회해 상장 후 차익을 노리고 장외에서 사들인 투자자들의 실망이 컸다.

생명보험사 상장 1호인 동양생명의 주가 부진도 장외 우량주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었다. 동양생명은 이날 2.68% 하락한 1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여전히 공모가(1만7000원)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내년 상장계획을 밝힌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동양생명 상장을 앞둔 이달 초엔 1만7000원을 웃돌았던 장외 시세가 1만5000원 아래로 주저앉은 상태다.

IPO종목들은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자 공모가 수준으로 장외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27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인 후육강관업체 스틸플라워는 이달 초 2만원을 웃돌던 시세가 이날 공모가(1만3500원) 수준인 1만3750원까지 급락했다. 지난 20일 청약을 마감한 비츠로셀 시세(5650원)도 공모가(5500원)와 비슷했다.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의 두 배까지 치고 오르던 상반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차원식 피스탁 팀장은 "이달 들어 진로와 스틸플라워의 일반 청약경쟁률이 10 대 1에도 못미치는 등 장외에서 IPO주식을 미리 확보해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다음 달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대형주의 공모가가 결정되고 사전 예약물량이 나올 시점에야 장외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