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황제株 후보 속속 등장

금융위기로 자취를 감쳤던 고가주(株)들이 다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세장을 타고,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와 50만원 이상인 '귀족주' 등 고가(高價) 종목이 1년새 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았던 2007년 10월 수준에도 육박하고 있다.

고가주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편이다.

비교적 펀더멘털이 양호해 단기 하락에도 주가 복원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장기투자에 유리한 종목으로 꼽힌다.

◇ 고가株, 배 이상 급증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50만원 이상인 종목(보통주 기준)은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10월 24일 4개에서 16일 현재 9개로 증가했다.

1년 새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황제주의 자리는 롯데제과[004990]가 유일하게 지켰다.

롯데제과는 금융위기 이후 100만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다 이달 들어 120만원 대에 안착했다.

귀족주 종목은 태광산업ㆍ롯데칠성ㆍ아모레퍼시픽 등 3개에 불과했지만 1년 새 삼성전자ㆍ영풍ㆍ남양유업ㆍ포스코ㆍ신세계가 추가됐다.

롯데칠성과 아모레퍼시픽, 태광산업이 80만원 대를 유지하고 삼성전자가 74만원 선으로 뒤를 잇고 있다.

상승률로는 영풍이 25만7천원에서 58만4천원, 포스코가 24만2천원에서 54만원으로 100% 이상 급등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2,064.85를 기록했던 2007년 10월 31일과 비교하면 대부분이 명품주의 '명성'을 회복했다.

당시 50만원을 웃돌았던 11개 종목 가운데 KCC[002380]가 66만3천원에서 37만5천원으로, 현대중공업[009540]이 50만원에서 17만8천500원으로 몸값을 낮췄을 뿐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현재 액면가격이 500원인 메가스터디[072870]가 22만6천원으로 가장 높고 나머지 종목들은 모두 10만원을 밑돌고 있다.

◇ '꿈의 100만원' 후보군
황제주 후보 종목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칠성과 아모레퍼시픽, 삼성전자가 가능성 있는 종목으로 꼽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목표주가 컨센서스(3개 이상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5일 현재 115만7천500원으로 현재가보다 40%가량 높다.

이어 아모레퍼시픽 94만원, 삼성전자 92만9천원 순이다.

100만원대를 제시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하나대투증권이 120만원을 내놓았다.

키움증권(110만원), 신한금융투자(106만원), 교보ㆍLIG투자증권(100만원)도 10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키움증권 100만원, 우리투자증권 106만원, 미래에셋증권 105만원, 교보증권 101만원, IBK투자증권 105만원을 각각 점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12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귀족주 후보군은 많지 않다.

KCC가 37만5천원으로 50만원까지 30%가량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롯데쇼핑과 제일기획 등은 모두 30만원선에 그치고 있다.

◇ '시총 10조' 19개사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대형 종목도 크게 늘었다.

16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0조원을 웃도는 종목은 19개에 달한다.

작년 10월 24일에는 9개에 그쳤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약 6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배 가까이 급증했다.

포스코 시총도 21조원에서 47조원으로 불어났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 LG,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SK에너지, KT, 신세계 등이 '시총 10조 클럽'에 이름을 새로 올렸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종목은 같은 기간 85개사에서 126개사로 늘었다.

이 중 코스닥 상장사는 NHN[035420]과 SK브로드밴드[033630] 등 2개에 불과했지만 현재 7개사에 이른다.

NHN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것을 감안하면 6개사가 1조원대에 진입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장기투자 측면에서는 양호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유동성이 확보된 대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