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국채선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시세 차익을 노린 개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채선물시장의 개인 거래대금은 작년 9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만 해도 개인들의 월간 거래대금은 4조6544억원에 불과했으나 9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1월에는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의 경우 거래대금이 16조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통상 거래 단위가 최소 1억원이고 매매도 주로 장외시장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은 접근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면서 채권가격의 변동성이 커지자 현물시장에 비해 접근이 쉬운 선물시장에 개인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기동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총괄팀 과장은 "국채선물은 계약 단위로 거래되는데 1계약의 가격은 보통 1억원이지만 1.5%(150만원)의 증거금만 있으면 거래를 할 수 있어 개인들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한 선물회사 영업 담당자는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개인들은 향후 시장 전망이나 매매 전략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채선물에 투자하는 고객들은 현재 시세나 최근 뉴스 등 객관적 정보만 물어본다"며 "본인이 이미 확고한 계획이나 전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과거 기관에서 채권 운용 경험이 있는 퇴직 전문가그룹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 담당자도 "채권 운용을 하다가 '부티크'를 차려서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며 "이들의 매매도 개인으로 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