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국내 증시는 실적 시즌을 맞아 국내외 기업의 양호한 실적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맞물리면서 일정 범위 내에서의 등락이 전망된다.

인텔과 골드만삭스 등 미국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연이어 내놓고 있고, 포스코 등 국내 기업도 기대에 부합하거나 그 이상의 실적을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한동안 주춤했던 외국인 매수세가 다기 재개돼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 등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 유가증권시장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보다 6.43포인트(0.39%) 내린 1,640.36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의 호조에도 외국인 매수세의 둔화로 국내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인텔이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4분기 전망을 제시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재차 강화되고, 이어 포스코 등 국내외 기업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소폭 반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 수준인 1,150원대로 떨어지면서 IT, 자동차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크면서 그간 상승세를 주도했던 수출주에 부담으로 작용해 상승탄력이 제한됐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철강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의료정밀과, 전기가스, 통신, 기계 등도 실적과 수급 호재로 강세를 보였다.

다음주 역시 실적 시즌의 긍정적인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뒷받침된다면 지수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매수세가 지난주 재개된 것이 지수 상승세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환율이 추가 하락 여부에 따라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환율 하락으로 국내 경기와 증시 회복세를 이끌었던 주요 수출업체의 4분기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주호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시장은 경기 및 실적 모멘텀 둔화 우려, 기술적 조정 분위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대표되는 하락압력과 선진국 증시의 강세, 외국인 매수세에 의한 상승압력이 교차하며 혼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율과 4분기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황분석팀장은 "3분기 이후 강력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철강을 비롯한 경기 동행적 성격이 강한 은행, 건설, 음식료 등은 원화 강세의 수혜와 유가 상승의 반사이익 등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가 유입되고 있다"며 "은행, 건설, 철강 등 원화 강세 수혜업종의 상대적 우위 국면은 다음주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코스닥지수는 전 주말보다 1.97포인트(0.39%) 오른 508.26으로 마감했다.

오랜만에 기관의 매수세가 한주 내내 이어졌지만 개인의 매도 공세에 밀려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가가 80달러에 근접하면서 자원개발 관련주가 다시 관심을 받았으며, 대규모 프로젝트에 힘입어 풍력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의 저평가가 과해 대형주와의 '키 맞추기'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느껴지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대우증권 강수연 연구원은 "코스피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스닥 종목군은 투자 대안으로서 매력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 모멘텀이 존재하는 기업으로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