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이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 중간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4개 그룹 중 한진그룹하고만 재무개선약정(MOU)을 체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15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한진그룹과 MOU를 체결하게 될 것"이라며 "MOU의 세부내용은 채권은행과 해당 그룹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재무구조 약정을 맺은 다른 그룹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정기평가에 이어 중간평가에서도 불합격 점수를 받은 한진그룹과 재무약정을 체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채권은행은 작년 12월 말 재무제표 기준 정기 재무구조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14개 그룹 중 9곳과 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계열사나 유휴자산 매각, 자금유치, 차입금 상환 계획은 물론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의 달성 목표 등 자구 방안이 담겼다.

당시 불합격 판정을 받은 한진과 웅진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업종의 특성 등을 감안해 중간평가 때까지 MOU 체결을 유예받았다.

한진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악화로 이번 중간평가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웅진은 실적개선과 대주주 사재 출연에 힘입어 합격점을 받았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면서 중간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A사는 MOU 체결을 유예받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A사는 조선업의 특성을 고려했고 올해 정기 재무구조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점도 감안했다"며 "내년 정기 재무구조평가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 B사와 C사도 업종의 특성 때문에 이번 MOU 체결 대상에서 빠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두 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