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중 · 소형 실적 '턴어라운드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주 금리 동결과 미국 증시 강세에도 주요 블루칩들은 3분기 실적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 블루칩에 가려 있던 중 · 소형 실적주들은 뒤늦게 재평가받는 양상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52주 신고가 속출

12일 코스닥지수는 3.92포인트(0.77%) 오른 510.21에 장을 마쳐 사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가 51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9일(512.20) 이후 8일 만이다. 코스피지수가 대형 블루칩 하락 여파로 사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에선 521억원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133억원을 순매수해 사흘째 '사자'를 지속했다.

이날 우주일렉트로닉스 KH바텍 등 휴대폰 부품주들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우주일렉트로닉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수가 몰리면서 나흘째 상승했고 KH바텍은 사흘 연속 올랐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우주일렉트로닉스는 작년까지 디스플레이 부품을 주로 만들다 올해 달러 및 엔화에 대한 원화 약세에 힘입어 휴대폰 부품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다"며 주가 강세 배경을 설명했다.

웅진케미칼도 장중 149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강세를 보인 끝에 9.23% 오른 1420원에 마감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핵심 부품 반사형편광필름(DBEF)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5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DBEF는 3M이 전 세계에 독점 판매 중이어서 웅진케미칼이 삼성전자에 대한 납품을 성공하면 가파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LCD 소재업체 신화인터텍도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이 예상된 데다 DBEF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되면서 6.99% 상승,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김희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 제품인 렌즈패턴필름의 출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주성엔지니어링 네패스 STS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 중 · 소형주들도 사흘 연속 주가가 올라 주목받았다.

◆당분간 중 · 소형주 장세 지속

일시적으로 '중 · 소형주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3분기 실적 호전주를 탐색해 선취매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형주는 이미 주가에 실적 개선이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예년과 달리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다음 달까지는 그동안 대형주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중 · 소형주들의 '갭 메우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아닌 소외 업종의 중 · 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건설과 음식료 등의 중 · 소형주도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어 시세를 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음식료의 경우는 이미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어 이날 대상이 연중 신고가를 기록했고 신세계푸드 등도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중 · 소형 건설주 중에선 한라건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다. 대신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314억원을 기록한 뒤 4분기와 내년 1분기엔 각각 320억원과 3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라건설은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로 이날까지 나흘째 올랐다.

장경영/강현우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