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금융회사와 고객 간 분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금융 관련 분쟁 건수는 2만994건으로 이미 작년 한 해 금융 분쟁 접수 건수(1만8395건)보다 14% 이상 많았다.

특히 은행 · 증권사와 고객 간 분쟁 건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647건에 그쳤던 증권사와 고객 간 분쟁 건수는 올 들어선 1434건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반면 올 들어 보험사와 고객 사이의 분쟁 건수는 1만3964건으로 아직은 작년(1만4070건) 수준을 밑돌고 있다.

고 의원은 "금융상품은 복잡해져 고객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고객에게 충분하게 위험 등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파는 불완전 판매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펀드와 주가연계 상품 등을 주로 파는 증권사와 은행권의 분쟁이 크게 증가한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금융 관련 분쟁은 크게 늘었지만 금감원의 분쟁 조정을 금융사나 고객이 수용한 비율은 오히려 작년 48%에서 올해는 43%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 의원은 "특히 현행 법은 금감원이 당사자 간 분쟁을 조정하는 중에도 금융회사가 법원에 소송을 내면 분쟁이 자동 중지되고 사안을 법원으로 옮기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금융회사가 금감원의 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해 상대적 약자인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