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경기지표개선, 外人매도 마무리 전망

국내외 기준금리 동결과 경기지표의 개선, 증시 수급 개선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3주간 지속된 조정국면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로 복귀할 것인지, 박스권 등락을 할 것인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금리 인상에 따른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지난 6일 선진국 중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글로벌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라 우려가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하지만 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현행 1%로 유지하기로 해 글로벌 저금리 기조의 유지가 재확인됐다.

특히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금융완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하면서 4분기 이후의 완만한 경제성장, 선진국경제, 원자재시장 등을 봐가면서 경기가 꾸준히 좋아지고 금융시장이 안정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혀 국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평가다.

조기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뿐 아니라 원화 강세를 가속시킬 수 있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금리동결 결정으로 최근 강화되는 원화절상 압력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현재 국내외 경제 펀더멘털로 볼 때 환율이 다시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최소한 하락 속도는 걱정했던 것보다 완만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개선된 점도 주식 시장의 호재거리다.

최근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52만1천명으로 9월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미국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고(高) 실업률이 나아질 조짐이 감지됐다.

또 9월 미국 소매업체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았던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났다.

미국 경제의 70%를 소비지출이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 경기의 회복이 미국 경제의 회복에서 관건이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의 매도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300억원 대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사흘간 약 5천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전환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1조1천100억원가량의 차익실현성 매도 물량을 내놓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시 환경 개선에 그간의 조정 국면에서 탈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금리변수의 소멸과 외국인 유동성의 복원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최근 단기조정 이후 기존 추세로의 복귀에 무게를 둘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기조적인 순매수 전환을 아직 확신할 수 없고, 실적 시즌을 맞아 향후 실적 전망에 기대보단 우려가 많아 반등하더라도 추세적인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황분석팀장은 "지난 7월 반등국면에선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3분기 이후 공격적인 기업실적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이를 반영했지만, 현재까지 실적 상.하향 조정이 없을 뿐 아니라 어닝 모멘텀상 이번이 최고조일 것으로 추정돼 기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새로운 랠리가 형성되기보다는 1,590~1,720 사이의 박스권 구도하에서 섹터별, 종목별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