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KOPEC)이 오는 29일 상장한다.

한국전력기술은 9일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5년 매출 2조9000억원, 202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해 세계 5위 전력플랜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1975년 설립된 한국전력기술은 발전소 설계 전문기업이다. 설립 초기에는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제휴를 맺었지만, 1980~1990년대 원전설계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선진국의 경쟁회사에 기술을 역수출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정부의 제3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계획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한국전력 소유지분 40%를 2012년까지 매각할 방침이다. 우선 20%를 오는 29일 상장하고, 추가로 20%를 2012년까지 단계별로 매각할 계획이다.

이배수 기획마케팅본부 전무는 "한국전력기술은 기술 경쟁력과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컨소시엄이나 제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2009년 현재 계약잔고는 지난해 대비 31.4% 증가한 1조1000억원에 달한다"며 "신규 수주 금액 역시 전년 대비 152.4% 증가한 6339억원에 달할 정도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기술이 설계기술 국산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개발한 한국형표준원전(OPR)은 1990년대 중반부터 울진 3·4호기를 비롯해 영광 5·6호기와 울진 5·6호기 등에 적용됐다.

이어 개선형 한국표준원자력발전소(OPR1000)와 대용량 원전모델인 신형경수로(APR1400)를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10여기의 국내원전은 설계완료했거나 설계중이다. 원자력 주기기 설계(NSSS)와 발전소 종합설계(A/E) 등 원전 설계의 핵심 기술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473억원, 영업이익은 201억원, 당기순이익은 2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만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29억원, 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445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또 올해 영업이익은 613억원, 당기순이익은 586억원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예상했다.

이 전무는 "한국전력기술의 지난해 매출액 중 원자력 발전 관련 매출액이 60.3%에 달한다"며 "그러나 앞으로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토털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기술은 유가증권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지난 9월18일 제출했다.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거친 후 이달 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예정 주식수는 3822만주 이며 주간사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