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주식시장이 화색을 띠고 있다.

9일 오전 한국은행이 연 2.0%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코스피 지수는 상승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3.40포인트(1.45%) 오른 1638.86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금리 동결 이후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외국인도 순매수폭을 확대하며 1175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중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미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기는 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며, 최근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변수도 불거져 일각에선 인상 가능성도 제기됐던 상황이다.

그 동안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부담이 돼왔던 만큼 일단 한숨은 놓았다.

코스피 지수도 전날 엿새만에 상승한 이후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반등 실마리를 잡는 듯하다.

하지만 현 장세가 기술적인 단기반등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마침내 조정이 마무리된 것인지 판단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남아 있고, 4분기 기업실적 둔화 등 기존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기업실적,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심리, 선진국 주식시장의 강세 등을 감안하면 기술적 반등시도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어 "4분기 실적모멘텀 둔화를 우려하는 심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당분간 반등의 폭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주식시장에 관성 보다는 중력이 작용하는 국면"이라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IT(정보기술), 자동차의 주도주가 휴식기에 접어들었고, 외국인 매수 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4분기에도 지난해 실적 부진을 감안하면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전망도 좋지 않아 시장은 조정이 좀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그 동안 외국인 매도세에 따라 이어져온 수급 불안이 금리동결 이후 완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리동결 이후 원화 강세의 심화를 겨냥한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외국인 매수세의 재개 가능성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동결이 1600선에서의 지지력 확보 및 외국인 매도의 일단락을 바탕으로 한 상승시도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서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가 금리와 환율과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통위 이후, 환율과 외국인 매매 동향에 예의주시 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