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발을 뺐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기대가 큰 원자재·소재 기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1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 중국 증시에서 607억위안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에도 220억위안어치를 사들였다. 올 들어 외국인의 중국 증시 누적 순매수액은 579억위안(약 11조원) 규모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자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는 두 달 새 10% 이상 올랐다.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1월 말 증안기금 투입을 시작으로 국유기업의 시가총액 관리에 나서는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0.8을 기록해 6개월 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했다”며 “1조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도 발행하기로 한 만큼 외국인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증권가에서는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중국 소재·원자재 업종이 중국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유기업은 중국 당국이 직접적인 주가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뚜렷한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이자 중국 최대 구리 생산 기업인 장시퉁예(江西銅業·원자재)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6%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구리가격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로 2022년 6월 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장시퉁예 주가도 올 들어 50.56% 상승했다.국유기업인 베이신젠차이(北新建材·건자재)도 경기 반등 국면에서
“누가 봐도 좋은 기업은 더 오르지 않는다.”서윤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 리서치팀장(사진)의 투자 철학이다.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증권업계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운용하는 미래에셋장기성장포커스는 지난해 수익률 37.84%를 기록했다.서 팀장은 18일 “작년부터 수급이 몰리며 급등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중소형 반도체 종목 중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주문형 반도체(ASIC)와 CXL(컴퓨터익스프레스링크)다. 그는 “ASIC는 반도체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바뀌는 기조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연산처리장치와 메모리 반도체 등을 연결하는 CXL도 대용량 데이터 처리 수요가 증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성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ASIC 관련주로는 미국 마벨테크놀로지를 비롯해 국내 기업 중에선 가온칩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이 꼽힌다. CXL은 티엘비, 케이씨텍 등이 수혜주로 분류된다.그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씨에스윈드, 씨에스베어링, SK오션플랜트 등 풍력 업체는 올 들어 주가가 20~30% 폭락했다.그는 “연내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면 실적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시은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화학주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부진한 업황도 실적 예상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고금리와 고환율도 석유화학업종에 악재가 될 수 있어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황 악화에 고유가까지 덮쳐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화학주를 담은 코스피200 에너지·화학지수는 최근 1개월(3월 18일~4월 18일) 사이 1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가 0.6% 내린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에너지와 석유화학주들이 유독 부진했다.개별 종목별로 보면 석유화학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석유화학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은 한 달 사이 13.9% 빠졌고 롯데케미칼은 같은 기간 16.6% 하락했다. 금호석유(-14.0%), 한화솔루션(-7.7%)도 부진했다.석유화학업체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도 업계에서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30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에틸렌스프레드는 t당 186달러에 그쳤다. 지난 2월 평균(t당 226.5달러)보다 악화했다.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공급을 내재화한 것도 국내 화학주 발목을 잡고 있다.수익성 악화로 재무 상태가 나빠진 석유화학업체들은 잇달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LG화학(신용등급 AA+)이 지난달 회사채로 1조원을 조달한 데 이어 금호석유화학(A+), SK케미칼(A+) 등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찍었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들은 회사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 비율이 5000%에 육박한 효성화학(BBB+)과 여천NCC(A)는 미매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