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일 외국인의 '컴백'에도 불구하고 1600선 회복에 실패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2000억원 가까이 유입되며 오전 한때 20포인트 넘게 올랐지만 개인과 연기금의 매물에 밀려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세로 반전,이틀째 '전강후약'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수급이 취약한 상태인 데다 10월 옵션 만기일인 8일엔 3000억원 안팎의 청산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지수는 전날 뉴욕증시 호조로 상승 출발해 1625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차익 매물이 늘어남에 따라 결국 0.44포인트(0.03%) 떨어진 1598.0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1064억원 순매수하며 9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주가를 돌려세우진 못했다.

환율 하락과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관련 대형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가 3.09% 떨어졌고 삼성전기(-7.73%) 현대모비스(-5.47%) 현대차(-5.29%) 등이 5% 넘게 내렸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회사로부터 제소를 당했다는 소식에 삼성SDI(-5.57%) LG화학(-3.29%) 등 2차전지 관련주들도 급락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급이 불안한 데다 4분기 실적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상태여서 미국 증시 상승 소식에도 지수가 힘을 잃는 '전강후약'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맞이하는 8일 옵션 만기일도 부담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이날까지 6일간 유입된 프로그램 차익 순매수 금액만 1조8000억원을 넘어서고 있어 만기일 대규모 청산(환매)이 이루어질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으로 옵션 만기와 연계된 물량은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좁혀질 경우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물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며 가격 강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설 경우 선물가격이 하락하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