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둔화 우려로 나흘째 내림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이 일제히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같은 실적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는데도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데는 역부족이었다.

7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9% 내린 72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불과 나흘만에 주가가 지난 8월 중순 수준까지 밀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둔화 우려가 과도하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적둔화 주장의 주된 근거인 원·달러 환율 하락과 소비감소 등은 과장된 측면이 강하고 오히려 내년부터 이익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 시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이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점정을 찍은 뒤 4분기에는 그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 감소한 3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HMC투자증권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정보기술(IT)제품 판매 성수기를 대비한 마케팅 비용 확대와 휴대폰 및 디지털 미디어의 원화강세 영향, LCD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가 실적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재고지표도 안정적이어서 소비관련 위험징후 역시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삼성전자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주가하락은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둔화 전망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주가 80만원 이하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전날 발표한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시장기대치 상단에 위치하는 호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4분기 이익 하락 전망은 새삼스러운게 아니고 오히려 내년 1분기부터 재차 이익 상승세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주가 80만원 이하는 저가 매수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HMC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둔화는 계절성에 불과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6만원을 유지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 둔화는 시장 지배력 확대와 내년 1분기의 산뜻한 출발을 위한 선제적 비용집행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9.7%, 43.1% 증가한 150조3000억원, 14조4000억원을 기록해 2004년 실적을 뛰어 넘을 것"이라며 "이익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사업부별 이익 기여도가 다변화 되는 등 이익의 질도 더욱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종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주가 재평가 시기는 내년 상반기 비수기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성장이 본격화될 때라는 점에서 저점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