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신저를 통해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금융회사들의 채권 장외거래가 내년 초부터는 한 곳으로 집중되는 등 채권유통시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전체 채권거래의 80%에 달하는 장외매매를 집중시키는 '채권거래 전용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채권유통시장 개선방안'을 마련,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야후 등의 메신저를 통해 이뤄지던 후진적인 채권거래가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전용시스템으로 집중돼 안정성과 투명성이 높아지게 됐다.

채권 딜러나 브로커는 앞으로 이 시스템에서 '팔자'와 '사자' 주문을 확인하고 가격 협상을 거친 뒤 거래하면 된다. 홍영만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후진적인 채권시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중장기적으로 결제기능도 부여해 채권거래소(ATS) 형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상 채권판매 정보시스템인 '채권몰'(가칭)도 함께 오픈돼 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채권의 정보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은 채권몰에 공시된 수익률 등의 판매 조건을 비교한 뒤 손쉽게 채권을 매매할 수 있게 된다.

박병주 금투협 상무는 "총 1만2700여 채권 중 신용등급이 'A-' 이상이고 발행잔액도 100억원이 넘는 안전한 200여개 채권의 판매 정보를 우선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채권유통시장 개선 방안은 관련 인프라 구축과 규정 개정을 거쳐 내년 2월부터 시범실시된 뒤 3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