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서 빠져나간 글로벌 이머징 마켓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이 대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대체할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IT 산업이 한국 다음으로 발달한 대만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5일 우리투자증권이 7개 주요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외국인 순매수 동향을 분석한 결과 9월 대만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만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8월에만해도 2억85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43억6300만달러로 급증했다. 불과 한달 만에 15배로 늘어난 것이다.

한국도 8월 29억5000만달러에서 9월 39억8500만달러로 비교적 큰 폭으로 늘었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두고 이머징 마켓 투자 자금은 빠져나갔지만,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들이 유입된 덕분이다.

지난 8월 3.56% 하락했던 대만지수는 9월 외국인들의 폭발적 순매수세에 힘입어 10.01% 반등했다. 대만은 전체 상장사의 70% 이상이 IT 기업일 정도로 IT 산업이 발달돼 있지만,삼성전자 LG전자 등이 7월 중순 이후 '글로벌 승자 프리미엄'효과로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소외돼 있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FTSE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이머징마켓펀드에서 한국이 빠져나가면서 대만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