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급락과 미국 시장에서 판매 대수 하락에 대한 우려로 현대.기아차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11시2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 종가에서 7.17%, 기아차는 5.38% 내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의 약세 배경으로 우선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급락한 점을 들었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들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중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있지만 일등 공신은 역시 환율 효과 덕분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한때 1,50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 덕분에 생긴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미국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율이 지난달 1일 1,240원에서 이날 1,170원대로 단기 급락함에 따라 현대차의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
한화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올해 성과는 환율에 근거하고 있는데, 환율이 최근 들어 낙폭이 커지고 있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일 미국 자동차 판매량 발표를 앞두고 예상을 웃돈 부진이 점쳐지는 점도 현대.기아차 주가의 약세 배경으로 꼽혔다.

미국 자동차 판매의 반등을 이끌었던 미국 정부의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cash for clunkers)이 8월 중순 종료됨에 따라 9월 판매량의 감소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적용되는 차량이 68만대로,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인 1천만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해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의 지원중단에 따른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그러나 판매량 발표를 앞두고 나온 예상치는 70~75만대로 8월 판매량인 120만대에 급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투자 이기정 애널리스트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9월에 전월 대비 40% 급감하고 이어 4분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현대.기아차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