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오는 8~9일 청약을 진행하는 진로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국내 대표 소주기업이다. 1924년 10월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천 양조상회로 창립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상장도 빨라 1973년 6월 일찌감치 기업공개를 했지만,외환위기를 겪으며 부실이 쌓여 결국 2003년 1월 상장폐지됐다. 회사정리절차를 거치며 2005년 8월 하이트맥주컨소시엄에 인수됐고 퇴출 6년여 만에 증시에 새로 들어오게 됐다.

진로는 하이트맥주가 인수한 뒤 청원공장 및 이천공장에 신규라인을 도입하는 등 865억원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생산능력이 연 9800만상자에 달하며 향후 3~4년 간은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없이도 연 매출이 1조원까지 가능한 고수익 구조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또 2011년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하이트맥주와 판매망 및 유통망,영업조직 등을 통합하게 돼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공정위는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당시 5년간 두 회사가 공동으로 마케팅을 하지 못하도록 제약조건을 달았다. 진로 관계자는 "열세지역 점유율 상승 등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 전국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력한 시장지배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로의 강점이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2위 업체를 4배이상 앞선다. 시가 1100억원으로 평가되는 서초동 옛 본사 건물이 매각될 경우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 7년 연속 판매량 1위에 오르는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회사 측의 계획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요소다.

신주 발행없이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 지분 83만여주와 교직원공제회 지분 791만여주,군인공제회 지분 565만여주를 묶어 모두 1440만주를 구주매출 형식으로 공모한다. 지난 30일 공모가가 희망가격 범위(4만5000~5만원)보다 낮은 4만1000원 수준으로 정해져 6만원대를 약속한 하이트홀딩스의 재무적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장 후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의 지분 53.5%를 포함해 66.4%가 6개월간 보호예수되며,우리사주조합 지분 6.7%는 1년간 매도가 제한된다. 일반청약자 배정물량은 288만주로 공동대표주관사인 삼성(147만5122주)과 우리투자증권(87만8049주)을 비롯해 대신(42만1463주),동부증권(10만5366주) 등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납입일과 환불일은 오는 13일이며 한국거래소의 최종승인을 거쳐 오는 19일 상장될 예정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