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한국에 국제회계기준(IFRS)이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도입되는 해다. IMF 이후 한국의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기업회계의 투명성 제고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꼬리표를 떼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위원회가 2007년 3월 IFRS 로드맵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IFRS의 도입은 한국의 자본시장이 선진화 하는데 윤활유 역할을 할 전망이다. IFRS 도입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으나 이를 최소화하면서 모두가 ‘윈윈’ 하는 방법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본다. IFRS의 도입을 통해 자본시장이 보다 선진화되어 한국 내 상장된 기업 모두가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신뢰와 혜택을 고루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IFRS는 2005년부터 EC회원국에 전면 도입되었다. 주요 골자는 ①원칙중심의 회계기준 ②주 재무제표로서의 연결재무제표 작성 ③공정가치의 중시 ④기업의 공시의무의 강화 ⑤재무제표의 명칭과 구조의 변경 등이다. 기존 기업회계기준(K-GAAP)과 크게 다른 특징은 앞으로 모든 상장기업은 연결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며, 취득원가로 계상하던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치, 즉 시가평가를 통해 가치변동을 그 때 그 때 알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 제도는 모든 상장기업에 2011년부터 적용되며,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인 경우는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2013년부터 적용한다고 한다.

IFRS 도입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국제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기업 입장에서도 재무제표의 이중작성 부담을 덜고 해외 자본조달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어려움이다.

필자는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IFRS를 도입해 이를 잘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한국은 끊임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출해야만 경제가 성장한다. 말이 해외시장이지, 그 시장을 우리의 내수시장이라고 생각해 보자. 각 지역마다 공장을 만들고 판매법인을 세우고 마케팅을 한다고 가정하면 단일 기업회계기준이 필요하다. 비용이 문제라면 몇 년간 이연처리를 하거나 일부를 손비인정 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IFRS는 2007년 3월 금감위가 로드맵을 발표할 당시 110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었고 2011년에는 150여 국가가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이미 2007년부터 적용했고 캐나다와 인도, 멕시코, 브라질, 대만(2012년) 등도 2011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2014~2016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일본은 2015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조기 적용을 택한 기업으로 KT&G, STX팬오션, 풀무원홀딩스, 인선이엔티, 디스플레이테크 등 11개사가 있고 2010년에는 삼성과 LG그룹, 포스코, KT 등도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지난 2월에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자본시장과 금융서비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 FTSE 지수의 선진시장 그룹에 편입됐고 2년 내 MSCI 선진국지수에도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세계는 더욱 개방될 것이다.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확대되면서 국경의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이미 G20 회담에서도 전세계가 단일 회계기준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세계적 추세에 발 맞추어 나가면서 그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식투자를 하는 투자자도 IFRS 도입으로 기회가 생겼다. 그간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한 기업들 주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외형상 연결재무제표의 작성과 자산 및 부채의 공정가치 평가가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우량한 자회를 많이 보유한 기업과 제대로 평가 받지 못 한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의 주가는 오를 여지가 많다. IMF 이후 한국의 자본시장은 외국인에게 완전 개방됐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연출됐다. 이번에 도입되는 IFRS가 자산주 위주의 장으로 새롭게 변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스마트인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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