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현대종합상사 인수·합병(M&A)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사의 주가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9일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1000원(0.51%) 오른 19만9000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현대상사는 700원(3.80%) 빠진 1만7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사는 이날 공시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대표자인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채권단으로부터 현대상사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으나, 합병으로 인한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M&A로 시너지 효과 발생할 것"

김승원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사 인수 1차 시도는 채권단과의 인수가격 의견차이로 유찰됐으나 이번에는 채권단이 직접 현대중공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며 "이는 채권단이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인수 가격에 납득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사 인수가격은 지난번 2000억원보다 많은 2500억~3000억원 사이로 알려져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M&A가 양사의 기업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현대상사는 세계 1등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통해 실적이 부진한 중국 청도조선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현대중공업도 현대상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 많은 해외 수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청도조선소를 교두보로 중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현대상사는 자원개발 분야에서 연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전망돼 5년만 지나도 현대중공업이 인수비용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중국시장에서 가시적 매출나와야"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사 인수로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실제적인 합병 효과는 두고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정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사의 인수로 현대중공업의 재무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데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만 7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정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현대상사가 너무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M&A를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올지는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현대상사를 통한 실제적인 중국시장 매출이 나와야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홍균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사의 자원개발 부문에서 설비물량 수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현대상사의 청도조선소 인수가 좋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청도조선소 인수로 현대중공업의 조선부문 규모는 더 커지겠지만 현재 조선분야의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익 창출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