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인수ㆍ합병(M&A) 소식에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중소형 종목이 아닌, 업계 판도를 뒤바꿀 대형 종목들이 M&A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찍고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M&A 종목이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맞물려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증시에도 M&A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신용시장도 정상화하고 있어 증시를 이끄는 테마로 부각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감독 당국이 기업인수목적회사를 도입키로 한 점도 M&A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 대우인터.대우건설…줄이은 M&A株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에서 M&A 재료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대형 종목으로는 대우인터내셔널[047050]과 하이닉스[000660], 대우건설[047040] 등이 꼽힌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전날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같은 날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와 관련 "그것은 지켜보고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했다.

대우건설은 이날 오후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업계에서는 미국 벡텔과 파슨스 등 외국계 기업과 펀드를 중심으로 6~7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의 경우 효성[004800]이 인수의향을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효성의 자금동원력 등에 대한 의구심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따라서 효성이 인수의향을 거둬들이면서 하이닉스가 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이미징[108070]은 삼성전자[005930]와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째 급등세다.

현대중공업[009540]이 현대상사[011760]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두 종목은 동반 등락하고 있다.

전날 나란히 2%대 강세를 보였지만 하루 만에 함께 반락하고 있다.

◇ 증시도 '반색'…"시너지.자금력 관건"

M&A 테마는 통상적으로 주가를 급등시키는 호재로 인식된다.

새로운 경영진, 사업 분야 등으로 현재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이 둔화하고 뚜렷한 테마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만큼 M&A 종목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김장환 연구위원은 "M&A에는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기에 확률적으로 호재로 작용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실적 등에 근거한 기존 주가전망 '틀'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인 만큼 시너지 여부 등에 따라 주가가 극명하게 차별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하이닉스 인수의향을 밝히 효성은 하한가로 추락했고 하이닉스도 동반 급락했다.

대신증권의 문정업 기업분석부장은 "M&A 종목의 주가는 인수 이후 시너지가 있는지와 인수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시장에서 이런 측면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M&A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