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전기가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트로이카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실적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성장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평가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도 전환으로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루칩들의 가격 부담이 해소돼가는 과정에서 이들 신트로이카주들이 대안으로 부상하며 증시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락장에서도 선전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3.10% 오른 18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7일 약보합에 머문 것을 제외하면 이달 14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달 말 현대차에 대한 보유 지분을 늘리자 차익 실현에 나섰던 외국인의 매수가 다시 이어지면서 이 기간 상승률만 31.1%에 달하고 있다.

LG화학도 25만3000원으로 2.85% 오르며 사상 최고가에 올라섰다. 최근 두 달간 상승률만 66%로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중 최고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한때 1% 넘게 급락하는 와중에도 LG화학은 흔들림 없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신은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의 차량용 배터리 납품계약을 따낼 때 경쟁 업체였던 미국 A123가 전날 뉴욕증시에 상장되면서 첫날에만 50% 넘게 급등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 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LG화학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광다이오드(LED)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기도 연일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돌파한 이 회사의 주가는 이날 2.35% 올라 최근 나흘 동안에만 10% 넘게 급등했다. LED TV에 이어 자회사인 삼성LED가 LED 조명부품사업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신사업 성장성 주목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실적에 신사업 및 신시장 진출로 '+α'의 성장성이 돋보이고 있다는 점을 이들 3인방의 매력으로 꼽았다.

신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기존 석유화학 부문은 업황 부진으로 다소 정체돼 있지만 2차전지와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LCD 유리기판 등 신규 사업들이 점차 수익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보소재사업 부문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화학업체 중에서도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경우 당장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인수한 하이브리드 관련 모터사업 등 성장이 기대되는 차세대 차량용 부품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안착에 실패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기존 주도주들이 단기 급등으로 상승 탄력을 강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높은 성장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전망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탓에 투자자들이 새로운 상승 모멘텀에 주목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시장이 열리는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합리화하기 위해 성장성으로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블루칩 내에서도 '미인대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는 등 전반적으로 수급이 흔들리고 있어 기본기가 있으면서 신성장동력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대기업들로 투자 대상을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면서 LS와 삼성SDI 등을 신트로이카주의 대를 이을 종목으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