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차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얻기 위한 배당 투자는 대개 9월과 10월 사이에 이뤄진다는 게 증권업계의 통념이다.

그런데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는 배당 투자 참여 시점을 이달보다는 다음 달로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대형 우량주의 주가가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배당지수(KODI)를 구성하는 50개 종목 중 2개를 뺀 나머지 모두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위 안에 들고 우선주를 제외한 시총 20위권 내 종목 중 7개가 배당지수에도 편입될 정도로 대형 종목의 배당 비율이 높지만, 최근 증시의 상승세가 대형주 위주로 진행되면서 배당투자 매력이 약해졌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올해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의 예상 배당액을 바탕으로 이들 종목의 연말 배당수익률을 추정한 결과 지난 18일 종가를 기준으로 1.0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9%보다 낮았다고 22일 밝혔다.

최 연구위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급등이 배당 수익률 하락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6.51% 상승했는데, 우선주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7.74%였다.

이와 함께 최근 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배당주'로 꼽히는 종목들을 외면한 점도 배당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배당주로 인식되는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약 54만주 순매도했고, KT와 KT&G 역시 같은 기간에 각각 220여만주와 81만여주의 외국인 순매도가 기록됐다.

이들 세 종목의 이달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8%에 그쳤다.

최창규 연구위원은 "연말 배당을 노린 약 1조원 이상의 지수 추종 투자자금이 유입될 전망이지만 투자 시점은 요즘이라기보다는 10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들어 고배당주의 주가가 특히 부진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 종목의 수익률이 더 커질 가능성은 있지만, 실적 증가세의 둔화나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 전체적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미리 점검한 다음 시장 상승세가 둔화될 때마다 배당 종목의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