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브릭스펀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브릭스 4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3개 국가에 투자하는 개별펀드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해 투자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브릭스 국가 중 수익률이 가장 뒤처지는 중국 투자비중이 높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펀드시장 전문가들은 브릭스펀드에 새로 가입할 때는 투자 약관을 통해 국가별 투자 비중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22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국내 44개 브릭스펀드의 올 수익률은 57.99%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48.95%)을 웃돌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률은 브릭스 4개국에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들에 비하면 중국펀드(47.65%)보다 높을 뿐 브라질(90.41%) 러시아(86.64%) 인도(70.63%) 등에 모두 뒤지는 성과다.

특히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브릭스지수는 올 들어 70%나 급등해 브릭스펀드들이 지수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부 대형 브릭스펀드들의 중국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 비중이 높아 전체 수익률을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설정 잔액이 3조4000억원대로 가장 규모가 큰 '슈로더브릭스'펀드는 최근 운용보고서인 7월 초 기준으로 전체 자산에서 중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7% 수준이나 된다. 홍콩 주식 비중(11%)까지 합하면 40% 가까이 중국 주식을 들고 있는 셈이다.

이는 브라질(18%) 인도(14%) 러시아(2%)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나머지는 현금이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들 국가의 DR(예탁증서)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6.34%로 브릭스펀드의 평균수익률보다 낮다.

반면 올 들어 79%가량 수익을 올리고 있는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펀드는 브라질 증시 비중이 30%로 가장 높다. 중국 비중도 28%로 높지만,인도(14%) 러시아(13%) 등 증시가 강세를 보인 지역에 고루 투자하고 있다. 홍콩증시 비중은 8% 정도다.

2조원이 넘는 규모인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펀드의 경우도 인도증시 비중이 22%로 가장 높았고,중국(21%) 러시아(14%) 브라질(13%) 홍콩(8%) 순이다.

펀드시장 전문가들은 브릭스펀드에 가입할 땐 이 같은 운용 전략 차이를 알고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같은 브릭스펀드라도 국가별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천양지차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중국 펀드를 들고 있는 투자자가 분산 투자 차원에서 중국 비중이 높은 브릭스펀드에 다시 가입한다면 이는 중복 투자가 된다"며 "브릭스 펀드에 가입할 때 동일 지역 투자 펀드가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투자 손실 위험도 높지만 초과 수익을 내고 싶다면 브릭스펀드보다는 주가 급등락이 큰 러시아나 브라질펀드 등 개별 국가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