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형주인 블루칩 장세가 지속되면서 우량종목과 코스피20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ELS(주가연계증권)의 발행 규모가 늘고 있고, ELW(주식워런트증권)의 거래 대금도 급증하는 추세다.

ELW 거래대금은 21일 1조195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거래대금(5조4441억원)의 22%에 달하는 규모로,올 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4526억원)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코스피200지수나 우량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ELW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발행 당시 행사가격보다 오르거나(콜) 낮아지면(풋) 높은 수익을 내고 반대의 경우 투자금을 모두 잃는 구조로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만기일까지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해 베팅한 대로 기초자산의 주가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사전에 정리가 가능해 손실을 줄일 수도 있다.

ELW 거래대금은 이달 16일 1조3310억원에 달해 이 상품이 첫선을 보였던 2005년 12월 이후 사상 최대치로 올라선 뒤에도 연일 1조원 이상을 지속하고 있다. 상장 종목수도 3428개로 올초(2612개)에 비해 31% 늘었다.

이처럼 ELW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은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적은 투자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지은 맥쿼리증권 상무는 "과거엔 장중 단타 투자가 많은 지수형ELW의 거래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개별 종목의 주가에 베팅하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종목형ELW 거래가 활발하다"며 "종목형ELW의 경우 장중 단타 투자 대신 증시 방향에 따라 계속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증시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형 콜 상품의 인기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주가 연계상품인 ELS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ELS는 지난해 증시 급락 탓에 무더기 손실을 내며 연초엔 침체 분위기였지만 6월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발행된 ELS는 6672억원어치로 이달에도 발행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증권사 이중호 연구원은 "통상 증권사들이 ELS를 월말에 많이 발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발행 규모는 전달 수준을 웃도는 1조5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LS의 발행 규모는 올 1월 3674억원에서 점차 증가해 6월 1조원을 넘어선 뒤 전달까지 3개월 연속 1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행된 ELS에서 원금 비보장형의 비중이 80%까지 올라선 데서 보듯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최근 ELS의 기초자산은 포스코 KB금융 등 상승 탄력이 높은 종목과 함께 SK텔레콤 한국전력 등 경기 방어주를 섞어 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경향이 강하지만 올초 20%에 불과했던 원금비보장형의 발행 규모가 전달과 이달 80%까지 올라섰다"며 "이는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이 다시 공격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