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종목들의 '몸값'이 가파르게 상승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주가를 따라가는데 애를 먹고 있다. 실적 전망치 등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높이고 있지만 주가가 예상밖으로 급등하면서 목표가를 넘어서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증권정보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는 유가증권시장 310개 종목의 현재 주가 대비 목표주가 비율인 괴리율은 작년 말 138.2%에서 이달 28.2%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분기 실적과 향후 이익 전망치 개선으로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줄기찬 매수 등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연일 뜀박질해 목표주가와의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실제 외국인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초 58만원대였던 평균 목표주가가 86만원 선으로 크게 높아졌지만 주가가 45만원에서 80만원대로 급등해 괴리율은 오히려 28.8%에서 7.5%로 낮아졌다. 현대차 역시 3개 이상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가 연초 6만2000원에서 12만5000원으로 올라갔지만 4만원대였던 주가가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격차가 축소됐다.

현대모비스 삼성SDI 삼성전기 신한지주 등은 목표가가 현재 주가보다 낮아 애널리스트들이 주가가 오른 뒤에 목표주가를 높이는 '뒷북' 조정도 빚어지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의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의 경우 올 2분기 실적 발표 후에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이미 넘어서고 있어 두 달 만에 다시 적정주가를 산출하고 있다"며 "짧은 기간 사이에 수익 추정치를 재수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다른 증권사의 IT(정보기술) 담당 애널리스트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미리 반영해 목표주가를 제시했지만 주가가 너무 강하게 움직여 다시 따라가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