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형주인 블루칩이 맹위를 떨치는 대형주 장세가 이어지면서 덩치가 큰 초대형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에서도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상승폭이 클 것이라며 주식형 펀드 가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이들 초대형주를 많이 들고 있는 펀드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일 펀드평가 업계에 따르면 설정잔액이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20종목의 투자 비중이 60%를 넘는 펀드는 15개(상장지수펀드(ETF) 제외)로 집계됐다.

펀드별로는 'PCA대표기업'펀드가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늘린데 따라 시총 20위 종목의 편입 비중이 74.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래에셋플래티늄'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 펀드 등도 편입 비중이 70%를 넘는다.

이들 펀드는 블루칩의 주가 급등으로 올 들어 수익률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플래티늄 펀드는 올 수익률이 61%에 달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53%)을 상회하고 있다. 초대형주 편입 비중이 67%인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 펀드는 설정잔액 1조원 이상의 대형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초대형주 편입비율이 60%를 넘는다.

펀드시장 전문가들은 초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앞으로 유망하다는 평가다.

특히 대형주에서도 주가가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커 무작정 덩치가 큰 종목을 사들이는 ETF보다는 블루칩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정통 주식형펀드가 지수보다 높은 초과 수익을 내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은 "현재 운용되는 ETF는 대부분 시총 순위대로 대형주에 투자하도록 만들어진 반면 정통 주식형펀드는 유망한 종목을 선별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주 차별화 장세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형주 비중이 높은 펀드 중에서도 규모가 너무 작거나 많은 펀드보다는 설정 잔액 1000억원대의 펀드를 고르는 게 초과 수익을 올리기 쉽다는 분석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연구소 팀장은 "설정 잔액이 100억원이 안 되는 소형펀드는 고가주를 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시가총액이 118조원으로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주가가 80만6000원에 이르는 만큼 펀드가 이 종목을 1000주만 편입해도 8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기 때문에 소형 펀드는 장기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오 팀장은 "반대로 덩치가 너무 큰 펀드는 일부 종목이 강세를 보여도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작기 때문에 초과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