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여왔다. 달러당 1200원을 밑돌기 직전인 원화 강세와 더불어 코스피지수는 어느새 1700선을 넘나드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장의 배경은 상반기에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었지만,지수 1400포인트에서의 지루한 횡보 국면을 벗어나 지난 7월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는 이번 강세장의 배경은 미국 경기의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순매수는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과 기업이익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경기의 회복은 이미 경기 회복세가 진행된 이머징 국가들의 '출구전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4분기 증시 구도는 '미국의 경기회복' 대 '중국의 출구전략'이라는 게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더 강화된다면 글로벌 산업생산 증가율의 상승과 함께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각국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서서히 '완화정책'에서 '중립정책' 쪽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때 경기가 가장 빠르게 회복된 국가일수록 유동성 축소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경기의 회복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빨랐고 유동성 증가폭도 제일 컸기 때문에 올 4분기부터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이는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진행되는 달러 약세의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속도를 좌우하면서 향후 인플레 위험이 얼마나 빨리 국내외 증시를 위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동시에 원화강세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나라 증시에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 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