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자,금융,서비스 등 대부분 계열사들이 사상 최고가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 18개사(우선주 포함 2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200조478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1.2% 수준이며,미국 GE 시가총액(전날 기준 209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2000년 말 37조원에 불과했던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2004년 1월19일 102조원을 기록하며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뒤 5년8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이 불어났다. 올해 초에 비해서는 70%나 증가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17조원을 회복하며 200조원 돌파를 이끌었다. 계열사 가운데는 삼성SDI와 삼성테크윈 등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힘을 보탰고 삼성화재와 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 등도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 관계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뚫고 200조원을 돌파한 것은 그만큼 삼성이 위기에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거 100조원 돌파 때에 비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줄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04년 100조원을 돌파했을 때는 전체 그룹주 시가총액에서 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8%대로 크게 줄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부품회사의 성장과 함께 화재 카드 엔지니어링 물산 등 금융 및 서비스 관련 계열사들이 탄탄한 실적을 내며 주가를 끌어올린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경기 침체가 끝난 것 같다"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과 외국인의 강한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29.93포인트(1.81%) 오른 1683.33으로 장을 마쳤다. 1684.45로 마감한 지난해 6월27일 이후 15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중심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90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