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중ㆍ소형주 차별화 극명..外人들의 잔치

"도대체 어떤 종목이 올랐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코스피지수는 1,700 간다는데 체감지수는 1,500에서 멈춘 지 오래입니다."

16일 코스피지수가 1,680을 훌쩍 넘어서면서 주가 상승의 기대가 커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있다.

이날 지수 상승이 대형주ㆍ외국인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개인이 몰린 중·소형주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형주는 2.07% 오른 반면 중형주는 0.22%, 소형주는 0.38% 오르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수급에서도 외국인이 연중 최대 금액인 8천88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9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순매도 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들만의 '잔치'였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 홍우석 부천지점장은 "다른 종목은 다 올라가는데 본인이 보유한 종목만 빠진다며 한숨짓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대신증권 강남역지점의 선주석 부지점장도 "지수를 견인하는 종목이 대부분 외국인이나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주"라며 "개인이 소외받다 보니 지수가 1,700선에 다가섰음에도 분위기는 차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9.93포인트(1.81%) 급등했지만 코스닥지수는 0.02포인트(0.0%) 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락한 종목은 358개로 상승 종목(438개)에 못지 않았다.

코스닥시장까지 더하면 상승 종목(863개)과 하락 종목(858개)이 엇비슷했다.

직장인 권모(34)씨는 "도대체 뭐가 오른 건지 모르겠다"며 "조선과 제약 업종을 갖고 있는데 오히려 하락하다보니 박탈감만 커진다"고 말했다.

강세를 보인 업종에서도 종목별로 명암이 엇갈리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개인투자자 이모(55)씨는 "증권주는 시황에 반응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베타계수'가 크기 때문에 오늘 같은 강세장에서는 4~5%대 급등해야 한다"며 "그동안 은행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다가 오랜만에 상승했음에도 2%대 상승에 그쳤으니 더는 상승 여력이 없는 것 아닌가 싶다"고 푸념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