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하락한 121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들어 가장 낮은 값으로, 지난해 10월 14일 기록한 1208원(종가 기준)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간밤 미국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개선에 상승 마감되면서 전날보다 4.5원 하락한 121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경기 침체가 끝났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다우지수와 S&P 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와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날 견고한 하락 흐름을 유지하는데 주요 재료로 쓰였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 때 1693원선까지 올랐고, 외국인은 9거래일째 '사자'에 나서면서 8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종횡무진하면서 88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같은 매수 규모는 2007년 10월 11일 1조6448억원치를 사들인 이후 최대치다.

환율 하락 기조가 확고한 가운데, 역내외 모두 매도세에 나서면서 환율은 장중 한 때 1210선마저 내줬다. 1209.2원의 저점을 확인한 환율은 레벨 부담과 외환 당국 개입 경계감에 1210원대로 재진입했다.

연일 미 달러화가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을 크게 압박했다. 이에 간밤 역외 환율 역시 큰 폭 하락하면서,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 현물환 대비 4.25원 낮은 1214.25원에 마감되기도 했다. 이 역시 연중 최저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210원대 초반서 횡보했다. 급락에 대한 부담으로 경계감이 팽배한 가운데서도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외국인 장 초반부터 대규모 순매수세에 나서면서 환율은 1210원대 초반 하향 테스트에 나섰다.

오전 장 내내 눈치보기에 바빴던 환율은 오후 들어서도 1211원선서 혼조세를 보였다. 급락 이후 계속해서 게걸음 장세를 펼치던 환율은 결국 이 레벨서 마감됐다.

시중은행 딜러는 "달러 약세로 역외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하회하면서 환율 하락이 예상됐었다"면서 "증시가 크게 오르면서 역내외 매도 물량이 많이 나왔고 외국인이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9.93p 급등한 1683.33에 장을 마쳐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0.02p 내린 531.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888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환율 하락을 도왔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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